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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26의 게시물 표시

로테이션 소개팅 후기 열 개를 읽었다 — 다들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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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테이션 소개팅 후기 열 개를 읽었다 — 다들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소개팅 이미지 한 번쯤 검색해본 사람이 많을 거다. 2~3시간에 열 명 넘게 만난다는 소개팅.  먼저 여성들이 자리에 앉아있고, 그 앞에 남성이 앉아  프로필 카드를 교환하고 7~10분씩 대화한다.  사회자가 시간이 끝났다고 알리면 대화를 멈추고 쪽지를 건넨 뒤,  남성들이 자리를 옮겨 다음 사람과 이어서 이야기한다. 2~3시간에 열두 명. 로테이션 소개팅이다. 재밌어 보이기는 하는데... 실제로 어떤지를 모르니 신청 버튼을 못 누른다. 그래서... 다녀온 사람들 후기를 모아 읽었다.   좋았다는 쪽도 있고 다시는 안 간다는 쪽도 있는데,  이상하게 양쪽이 똑같이 하는 말이 하나 있었다.

'최애의 아이'에서 아기가 추던 그 춤, 실제로 있다 — 오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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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애의 아이에서 아기가 추던 그 춤,  실제로 있다 — 오타게 애니 최애의 아이중  (사진출처=최애의 아이 공식 홈페이지)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초반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아직 아기인 주인공이 객석에서 아이돌 엄마의 공연을 보다가,  쌍둥이 여동생과 함께 야광봉을 휘두르며 각 잡힌 응원 동작을 선보인다.  젖꼭지를 문 채로. 주변에서는 영아라고는 믿기지 않는 각이라며 술렁인다. 만화적 과장으로 보이지만,  그 동작 자체는 실제로 존재하는 춤이다.   이름도 있고, 기술마다 명칭이 붙어 있고, 사전까지 있다. 게다가 춤 이름부터가 이 춤을 추는 사람 그 자체다.  오타쿠의 '오타'에, 재주를 뜻하는 '예(芸)'가 붙은 말이다. 오타게 춤 - 나무위키 오타쿠가 추는 재주. 이름이 곧 설명이다. 아이돌 팬이 공연에서 하는 응원 퍼포먼스를 가리키는 일본 쪽 말이고,  야광봉을 들고 하는 쪽과 맨손으로 하는 쪽으로 나뉘어. 주목할 건 이름을 지을 때부터 '응원'이라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재주 라고 불렀다.

관객 이름을 불러주는 아이돌? — 지하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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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객 이름을 불러주는 아이돌, 지하아이돌 무대 위 사람이 객석을 훑는다. 그러다 한 사람과 눈이 마주치고, 이름을 부른다. 팬서비스가 아니다. 정말로 아는 사람이라서 부른 거다.   저 사람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런 아이돌이 실제로 있다 방송이나 잡지 같은 큰 매체에 나가지 않고  공연만 하는 아이돌을 지하아이돌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 온 말이고, '지하'인 이유는 공연장이 주로 지하에 있기 때문이다.  지하아이돌 극장 입구 예시 이미지 어감 때문에 라이브 아이돌이라고 바꿔 부르기도 한다. 실패해서 지하가 아니다. 애초에 다른 층에서 하는 일이다. 얼마나 가까운지부터 말해야겠다 관객은 많아야 수십 명이다. 무대는 무대라고 부르기 민망한 낮은 단이고,  맨 앞줄과 그 단 사이는 두 걸음이 안 된다. 팔을 뻗으면 닿는다.  조명이 몇 개 없어서 객석도 완전히 어둡지 않다.  무대 위에서 객석 얼굴이 다 보인다는 뜻이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정말로 만난다. 멤버 앞에 줄을 서서 즉석사진을 한 장 찍는다.  체키라고 부르는 그 즉석 필름 사진이다.  사진을 찍는 동안 짧게 대화한다.  오늘 어땠는지, 다음에 언제 오는지.  그러고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넘긴다. 고작 몇십 초짜리 만남이다.  그런데 이게 세 번, 다섯 번 쌓이면  무대 위 사람이 내 얼굴을 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하나뿐이다 바로, 극장이 작기 때문이다. 관객이 수만 명이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아티스트가 무심해서가 아니라 사람 머리가 그렇게 안 생겼다. 한국 씬은 2019년 전후에 자리 잡기 시작했고  정규 그룹 기준 서른 팀 안팎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팀 이름을 일본어로 짓고 공연에 애니메이션 곡을 올리는 팀이 많다.  굿즈를 팔지만 생업이 될 정도는 아니라서 취미로 활동하는 멤버가 대부분이다. 큰 무대를 못 잡은 ...

틱톡은 10분까지 올릴 수 있다 — 그런데 챌린지는 왜 아직도 15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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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틱톡은 10분까지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챌린지는 왜 아직도 15초일까? 틱톡 로고 2016 15초 2020 60초 2021 3분 2022 10분 지금 업로드는 60분까지 틱톡은 처음엔 15초짜리만 올릴 수 있었어.  그 후 1분, 3분을 거쳐 2022년에 10분이 열렸고,  앱에서 찍지 않고 업로드하면 60분까지 가능해. Dexerto 여섯 배, 마흔 배로 늘어난 거다.  그런데 지금 피드를 내려보면 챌린지 영상은 여전히 15초 언저리에서 끝난다. 제한이 풀렸는데 아무도 안 늘린다. 이상하지 않나. 답부터 말하면, 15초는 애초에 제한이 아니었다. 단위였다. 저작권 때문이라는 말부터 지우자 가장 많이 도는 설명이 이거다. 저작권 때문에 15초까지만 쓸 수 있다는 것. 그런 규정은 없다. 저작권법에 "몇 초까지는 괜찮다"는  초 단위 면책 조항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1초를 써도 문제가 될 수 있고 30초를 써도 계약이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 오해가 생긴 이유는 따로 있다.  틱톡에서 음원을 먼저 고르면, 그 음원이 15초짜리일 때 녹화 자체가 거기서 멈춘다.  그래서 사람들이 "틱톡이 15초로 막아놨다"고 느낀 거다. Socialbu 하지만 잘린 건 영상이 아니다. 노래다. 틱톡은 원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앱이었다 틱톡의 전신은 뮤지컬리라는 앱이고,  여기서 하는 일은 노래에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영상 길이는 15초에서 1분. Wikipedia 이 순서가 중요하다. 영상 길이를 먼저 정하고  노래를 잘라 넣은 게 아니라,  노래 한 토막을 먼저 떼어놓고 거기에 영상을 맞춘 것 이다.  그러니까 15초는 카메라가 정한 길이가 아니라 음악이 정한 길이다. 잘린 음원 파형 하필 15초인 이유 춤에 쓰는 곡은 대체로 분당 120박 안팎이다.  이 속도에서 여덟 박이 4초쯤 된다. ...

부캐는 숨으려고 쓰는 게 아니라 말하려고 쓴다? — 300년 전 가면이 그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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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치아 가면은 입이 뚫려 있었다 >> 숨기려고 쓴 게 아니라는 증거 베네치안 이머시브 소알레 - PEXXY LINE UP 본계정에서는 좋아요만 누르던 사람이 부계정에 가면 갑자기 말이 많아진다. 익명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평소에 절대 안 할 이야기를 세 줄씩 쓴다. 우리는 보통 이걸 "숨었으니까 함부로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절반은 맞는 말인데, 나머지 절반이 빠져 있다. 그 나머지 절반을 300년 전 유럽 사람들이 물건으로 증명해뒀다. 신분이 잠깐 사라지는 방 신분이 사라지는 방 17~18세기 유럽. 귀족들의 파티 중에 얼굴을 가리고 오는 자리가 유행한다.  가면무도회다. 이게 왜 인기였을까. 단순히 신비로워서가 아니다. 당시 사회는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걸 수 있는지가 다 정해져 있었다.  신분이 다르면 같은 방에 서 있는 것조차 어색했고, 먼저 말을 거는 건 무례였다. 그런데 얼굴을 가리는 순간 그 규칙이 정지된다. 상대가 누군지 모르니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모른다.  백작인지 상인인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사람 대 사람으로 말을 섞는다.  신분제 사회에서 이건 굉장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 자리는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당국은 여러 차례 규제하려 들었고,  도덕적으로 위험하다는 비난도 끊이지 않았다.  뒤집힐 게 있는 사회였기 때문에 뒤집는 놀이가 위험했던 것이다.

원조 인플루언서는 팔로워가 0명이었다 — 18세기 파리 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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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인플루언서는 팔로워가 0명이었다 — 18세기 파리 살롱 18세기 파리 살롱 "팔로워 몇십만이라던데, 그게 진짜 영향력이야?" 인플루언서 이야기가 나오면 늘 같은 논쟁이 붙는다. 이 문제는 SNS가 생기기 300년 전에 이미 답이 나와 있었다.  팔로워가 아예 없던 시절, 파리에는 왕도 못 가진 힘을 쥔 사람들이 있었다. 가진 건 하나, 그 막강한 힘은 바로,  초대장.

신라 술자리 벌칙중엔, "다 같이 코 때리기"가 있었다. — 술게임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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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술자리 벌칙중엔, "다 같이 코 때리기"가 있었다. 신라의 술게임 도구 개강총회 두 시간째. 누군가 손뼉을 치기 시작하고,  박자에 맞춰 숫자를 세고, 결국 한 명이 걸린다. 그 순간 다들 한 번쯤 생각한다. "이걸 대체 누가 만들었지?" 답부터 말하면, 아무도 안 만들었다.  그런데 전 세계가 똑같은 걸 만들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화려한 물건이 경주 땅에서 나왔다.

세계 최초의 DJ는 사기꾼이었다? — DJ 유래와 디스크자키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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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라는 말은 사기극에서 태어났다 — DJ 유래와 디스크자키 뜻 1930년대 라디오 방송 부스와 음반 "DJ? 그냥 노래 트는 거 아니야?" 한 번쯤 들어봤거나, 한 번쯤 해봤을 말이다.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출연료 얘기가 나올 때마다 댓글창에 꼭 등장한다. 그럼 이렇게 물어보자.  그냥 노래 트는 일로 어떻게 돈을 받게 됐을까? * 먼저 짚을 것 — 라디오로 음반을 튼 최초는 '레이 뉴비'   1909년 캘리포니아에서 열여섯 살짜리 학생이 소형 송신기로 음반을 정기적으로 틀고 있었다.    이름은 레이 뉴비 . 1906년에 클래식 곡을 방송한 기록도 남아 있다.    이후, 영국에서는 1927년에 음반만 트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1935년, 스튜디오에 밴드는 없었다 당시 라디오에서 음악을 틀려면 연주자를 부르는 게 기본이었다.  스튜디오에 밴드를 세워놓고 생방송으로 연주시킨다.  음반을 그냥 트는 건 성의 없는 짓 취급을 받았다. 여기서 마틴 블록 이라는 진행자가 일을 벌인다. 그는 최고급 무도회장에서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것처럼 방송을 꾸몄다.  멘트를 하고, 분위기를 묘사하고, 곡을 소개했다. 그런데 밴드가 없었다. 전부 음반이었다. 청취자들은 존재하지 않는 무도회장을 상상하며 들었다.  프로그램은 대박이 났다.  그리고 이 사람을 두고 한 칼럼니스트가 만들어낸 말이  "디스크자키(disc jockey)"이다. 음반(disc)을 모는 사람(jockey). * 여기서 한 가지 더. 이 컨셉조차 그의 발명이 아니었다.     서부에서 다른 진행자가 하던 형식을 제목까지 거의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최초도 아니었고 아이디어도 남의 것이었는데, 이름은 그에게 붙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중의 사기극이다.

회사 심포지엄, 원래 뜻은 "다 같이 술 마시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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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행사 이름 뭘로 하죠." "워크숍은 놀러 가는 느낌인데." "그럼 심포지엄으로 가시죠. 있어 보이잖아요." 이 회의, 다들 한 번쯤 앉아 있어 봤을 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방금 붙인 그 이름이 **"다 같이 모여 술 마시기"** 라는 뜻이라는 걸.  농담이 아니다. 사전 그대로다.

건배할 때 왜 잔을 부딪힐까? 정말 독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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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건배가 왜 생긴 줄 알아?  옛날에 독 타는 게 많았는데,  잔을 세게 부딪히면 술이 서로 튀어 들어가잖아.  그럼 독 안 탔다는 증명이 되는 거야."   [이미지 1 — 부딪히기 직전 멈춘 두 개의 잔] 술자리에서 누군가 꼭 이 말을 한다. 주변에서 오오, 한다.  그 사람은 그날 저녁의 지식인이 된다. 미안하지만 그거 근거가 거의 없다. 이 이야기는 20세기 들어 널리 퍼진 속설에 가깝고,  실제로 그런 목적으로 잔을 부딪혔다는 신뢰할 만한 기록은 사실상 없다.  조금만 따져봐도 허점이 우수수 쏟아진다.

웃는 담당, 우는 담당이 따로 있었다? — 박수부대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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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극장 근무. 야간. 손뼉 칠 수 있는 분. 우대: 눈물이 잘 나는 분, 웃음소리가 큰 분. 급여: 현금 또는 무료 입장권. 농담처럼 보이지만, 이건 실제로 존재했던 직업이다.  200년 전 파리에서. 그리고 그보다 훨씬 전 로마에서. 이름도 있다. 클라크(claque). 프랑스어로 '손뼉 치는 소리'라는 뜻이다. [이미지 1 — 무대에서 바라본 텅 빈 19세기 파리 오페라 극장] 시작은 로마였다 기록에 따르면 이 발상의 원조는 네로다.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던 이 황제는 자기 공연에 청년들을 대거 동원했다고 전해진다.  숫자가 수천 명 단위였다는 기록도 있다. 그냥 박수만 친 게 아니었다.  박수에 종류가 있었다. 벌이 윙윙거리듯 낮게 웅웅대는 소리 기왓장을 두드리듯 납작하고 둔탁한 소리 항아리를 치듯 울리는 소리 각각 이름이 붙어 있었고, 청년들은 이 소리들을 연습했다고 한다.  황제의 노래에 어울리는 반응의 질감을 맞추기 위해서였다. 물론 2000년 전 기록이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후대의 각색인지는 조심스럽다. 다만 확실한 건 하나다.  "관객 반응은 조직할 수 있는 것"  이라는 발상이 그때 이미 있었다는 것. [이미지 2 — 텅 빈 로마 극장, 프레스코풍]

클럽은 왜 그렇게 어두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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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한 시. 문을 밀고 들어간다.  눈이 적응하는 데 5초쯤 걸린다. 우리는 이걸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클럽은 어둡다. 바도 어둡다. 라운지도 어둡다. "분위기 때문"이라고 하면 대충 설명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건 설명이 아니라 동어반복이다.  어두우면 왜 분위기가 좋아지는지를 말하지 않았으니까. 이 글은 그 대답을 찾는다. 그리고 힌트는 의외의 곳에 있다. 극장.

회식 상석은 왜 하필 안쪽 자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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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다들 멈칫한다. 아무도 앉지 않는다.  부장님이 어디에 앉느냐가 정해지기 전까지 여덟 명이 어정쩡하게 서 있다.  누군가 눈치껏 안쪽 의자를 빼서 권한다. 그제야 나머지가 우르르 자리를 잡는다.  3초쯤 걸리는 이 침묵을, 우리는 매번 겪으면서도 매번 어색해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의자는 다 똑같이 생겼는데. [이미지 1 — 사람 없이 차려진 회식 테이블, 안쪽 의자 하나만 다르게]

부킹 뜻? 그리고 '예약'이 밤의 언어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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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 저쪽 테이블에서 인사 좀 하자는데요." 이 한 문장이 통했던 시절이 있다.  웨이터가 다가와 어깨를 툭 치고, 손목을 잡고,  반쯤 끌려가듯 낯선 테이블 앞에 서게 되는 그 절차.  우리는 그걸 부킹 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부킹은 booking이다.  호텔을 booking하고, 비행기를 booking한다.  방과 좌석을 잡을 때 쓰는 말이 어쩌다 사람과 사람을 붙이는 일에 쓰이게 됐을까. [이미지 1 — 촛불 아래 놓인 19세기 무도회 수첩과 부채, 유화풍 정물] 일단 사전부터: 부킹 뜻 한국에서 부킹은  나이트클럽·나이트 업소에서 웨이터가  손님을 다른 테이블로 안내해 자리를 합석시키는 행위 를 말한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한국 유흥 문화의 기본 문법이었다. 중요한 건 이거다. 이건 콩글리시다.   영어권에서 "I got booked last night"이라고 하면  상대는 당신이 공연 섭외를 받았거나,  최악의 경우 경찰서에 입건됐다고 이해한다.  사람을 소개받았다는 뜻으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그럼 이 말은 어디서 굴러온 걸까.  두 갈래로 나눠서 따라가 보자.  하나는 단어의 여정, 하나는 문화의 여정이다. book이 '예약'이 되기까지 book은 원래 책 이다.  그런데 책의 조상은 우리가 아는 소설책이 아니라 장부 였다.  물건을 몇 개 받았고 누가 얼마를 냈는지 적어두는 기록물. 여기서 동사 to book이 나온다. 장부에 이름을 적어 넣다. 19세기 영국. 철도가 깔리고 역마다 창구가 생긴다.  그 창구의 이름이 booking office였다.  승객의 이름을 장부에 적어 자리를 확보해주는 곳.  오늘날 우리가 쓰는 '예약'이라는 뜻은 정확히 여기서 굳었다. 즉 booking의 핵심은 '예약'이 아니다. ...